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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러시아는 월드컵을 개최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의 개막전이 치러지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죠.

그래서 오늘은 오랜 수도의 강성한 면모 뒤에 예술과 낭만의 흔적들이 곳곳에 서려 있는 도시. 푸시킨의 시구와 차이콥스키의 선율이 모스크바강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곳 모스크바를 이야기합니다


■ 역사가 숨쉬는 도시 모스크바

모스크바의 붉은광장

광장과 동상의 도시라는 별칭답게 모스크바에는 푸시킨, 톨스토이, 차이콥스키 등 예술사를 뒤흔든 인물들의 동상이 거리 곳곳에 세워져 있으며, 여행객들의 러시아 여행 첫발 역시 대부분혁명의 상징인 붉은 광장에서 시작됩니다


러시아 대표 시인 푸시킨 동상

양파 모양의 원색 돔이 특이한 성 바실리 성당도 붉은 광장의 대표 볼거리 중 하나인데요. 이반 대제가 감동해 다시는 이런 건물을 짓지 못하게 건축가의 눈을 뽑았다는 전설이 담겨 있죠

성당 뒤편으로 레닌 묘지와 명품 백화점이 마주 선 모습은 모스크바의 변화상을 실감케 합니다. 1893년에 지어져 100년 넘는 세월을 지닌 국영백화점이지만, 최근에는 유명 명품들이 진열대를 빼곡히 채운 모스크바 관광 1번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모스크바의 성 바실리 성당

광장 옆 크렘린궁에는 새해 아침 사람들이 몰려와 소원을 빈다는 스파스카야 탑, 차르의 대관식이 치러지던 우스펜스키 사원 등 20여 개의 종루와 사원들이 이질적인 풍경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그 뒤편으로는 무명용사 묘가 을씨년스러운데요. 2차 대전 당시 이름 없이 쓰러져간 군인들을 추모하는 불꽃을 근위병들이 24시간 지키고 서 있죠. 이곳은 모스크바 신혼부부들이 혼인신고를 한 뒤 가장 먼저 찾는 반전의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 예술과 음악의 거리 아르바트

러시아 예술의 거리 아르바트

붉은 광장에서부활의 문을 지나면 마네지 광장,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으로 연결됩니다. 모스크바의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에게 도시의 과거는 역사의 한 단면일 뿐이죠. 그로 인해 이곳에서는 짙은 화장에 피어싱을 하고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는 여인들의 모습과 흔하게 마주치게 되며, 청춘들의 스스럼없는 사랑 장면 또한 골목 곳곳에서 모스크바의 꽃처럼 피어납니다.

다운타운으로 들어서면 변화의 진폭은 더욱 강렬한데요. 모스크바의 낭만 공간인 아르바트 거리는 서울 홍대 앞과 대학로를 한 묶음으로 채워 놓은 느낌을 전해줍니다

예전 모스크바에서는 발레곡, 교향곡이 주를 이뤘지만 70, 80년대를 거치면서 재즈, 록 음악이 음성적으로 생겨났으며, 당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90년대에는 록 그룹이 활성화됐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아르바트 거리에는 자유를 갈망하는 록을 불렀던 고려인 3세 빅토르 최를 기리는 벽돌집도 들어서 있죠.


시인 푸시킨의 이름을 딴 카페 내부

모스크바 곳곳에서 만나는 예술가들의 흔적은 도시를 회고하는 쉼표 역할을 합니다. 러시아 국민 시인인 푸시킨은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또 거리의 이름으로 모스크바의 한 단면을 장식하죠. 모스크바 사람들은 메트로 역, 카페 이름으로푸시킨을 사용할 정도로 시인에 대한 사랑이 깊습니다

톨스토이가 거주하며부활을 집필한 가옥 역시 박물관으로 단장돼 있습니다. 또한, 트레야차코프 미술관에 서는 러시아 리얼리즘의 대가인 일리야 레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 세월을 담고 흐르는 모스크바강

세월이 흐르는 모스크바강

모스크바의 유일한 고지대인 레닌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모스크바는 아련해 보입니다. 모스크바강의 유람선이 세월의 파문을 만들어내며 크렘린궁, 모스크바 대학, 고리키 공원 등 도시의 랜드마크들 역시 뱃전에서 더욱 선명하게 다가서죠. 파리에서 바토 무슈를 타고 센강을 오가듯, 모스크바 여행에서 강변 유람선 투어는 이제 필수코스가 됐습니다.


미술관의 역할도하는 모스크바의 메트로

방사선으로 뻗은 도시는 메트로(지하철)로 촘촘하게 연결되어있습니다. 투박한 거리와 달리 콤소스 카야, 아스바스카야, 혁명광장 등의 지하철역은 작은 동상과 그림이 가득한 역사가 이채롭습니다. 모스크바 지하철역에 전시된 예술작품만 5만여 점에 다다르는데요. 마치 지하 벙커에 박물관을 옮겨 놓은 분위기입니다.


■ 같은 듯 다른 모스크바의 낮과 밤

트베르스카야 거리는 모스크바 번화가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는데요. 제정 러시아 시절 상류층의 거주지였던 트베르스카야 거리 주변으로는 도시의 어제와 오늘이 가지런하게 공존합니다.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

모스크바를 건설한 유리 돌고루끼 동상과 푸시킨 동상, 차이콥스키 콘서트홀을 만나는 것도 이 거리에서죠. 세계적인 발레 무대인 볼쇼이 극장 역시 골목 한편을 채우고 있으며 카페거리를 지나 트베르스카야 광장에서는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료시카 인형을 구경하며 소박한 오후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노보데비치 수도원

도시의 남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강변 따라 평화로운 풍경이 늘어서는데요. 12 개의 탑이 도드라진 노보데비치 수도원은 17세기 모스크바 바로크 양식의 건축미를 뽐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죠. 차이콥스키는 이 수도원에서백조의 호수의 영감을 얻기도 했으며 고즈넉한 수도원 묘지에는 옐친, 유리 가가린 등이 잠들어 있습니다.


모스크바 시민의 여유를 만날 수 있는 고리끼 공원

수도원 근처로 뻗은 모스크바 강줄기는 이곳 청춘을 말하는모스크비치들의 주요 아지트이죠. 모스크비치들은 카페보다는 공원을 선호하며 공원에서 먹고, 놀고, 즐기는 행위를 마다하지 않는데요. 공원 잔디밭 소파에 누워 도시의 오후를 향유하는 모스크바 주민들의 평화로운 민낯과도 조우할 수 있어 좋습니다.


세계적으로 소문난 러시아의 보드카 사랑

어둠이 내리면 도시는 완연한 변신을 시도합니다. 카지노와 나이트클럽의 네온사인은 라스베이거스의 한 골목을 지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요. 모스크바에만 수십 개의 카지노가 있으며, 기차역에도 슬롯머신이 버젓이 비치돼 있습니다.

이런 변화무쌍한 모스크바의 밤 문화를 대변하는 또 한가지가 보드카인데요. 한 명당 40도가 넘는 보드카를 1년에 60병 정도 소비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오랜 속담 하나로 이곳 주민들의 보드카 음주 성향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4000km는 거리도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며, 40도 이하는 술도 아니다.’인데요. 속담에서 컵에 보드카를 붓고, 컵 주위에 소금만 약간 뿌린 다음 단숨에 마셔 버리는 러시아인의 화끈함이 드러나기도 하죠.


Travel tip!

이동_ 인천~모스크바 간 직항편이 운항 중이며 9시간 30분이 소요됩니다. 입국 시에는 비자가 필요하며, 공항이 혼잡해 입국 수속을 마치는 데 꽤 걸리는 편이죠.
시내 주요 거리와 관광지는 메트로로 잘 연결돼 있는데요. 그래도 모스크바의 교통체증은 서울보다 심하기 때문에 시내에서는 여유 있게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_ 화폐 단위로는 루블을 사용합니다. 또한, 러시아 사람들은 추운 날씨 때문에 지방질이 많은 돼지고기를 쇠고기보다 선호하죠. 백야현상으로 여름의 낮은 길며 일교차가 크다는 것과 영어가 잘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중요한 러시아 여행 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