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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에게 권하는 김상범 회장의 ‘좋은 책’


"쉽고 재밌게 읽는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저자소개

유발 하라리는 현재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중세 역사와 전쟁 역사로,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 역사에 정의는 존재하는지, 역사가 전개됨에 따라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더 행복해졌는지 등 거시적인 안목으로 역사를 보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세계사 연구는 유튜브 등의 동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전 세계 8만 명 이상이 그의 수업을 듣고 있다.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오랜 연구의 결과물인 <사피엔스>는 2011년 이스라엘에서 출간돼 3년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했으며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어 아메리카, 아시아 등 세계 각국 30개 언어로 출간돼 판매되고 있다.


작년과 올해 전 세계 출판계와 언론을 들썩이게 한 책이 있다.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는 젊은 이스라엘 학자의 책 한권이 몰고 온 파장은 엄청났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세계뿐 아니라 브라질 등의 남미와 중국과 대만 아시아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고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올해의 책에 선정하거나 출판상을 수여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북클럽에서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였고, 재레드 다이아 몬드, 데미안 허스트, 헨닝 망켈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명사들이 주저없이 읽기를 권했다. 인류의 기원과 발전, 진화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인류학, 경제학, 생물학, 심리학, 행복에 대한 논고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대한 이야기는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유발 노아 하라리 교수의 <사피엔스>가 바로 그 책 이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변방의 유인원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 수렵채집을 하던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한 곳에 모여 도시와 왕국을 건설했는가? 과학은 모든 종교의 미래인가? 인간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인가?

<사피엔스>는 약 135억 년 빅뱅으로 물리학과 화학이 생겨나고 약 38억 년 전 자연 선택의 지배 아래 생명체가 생겨나 생물학이 생기고,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이 발전하여 문화를 만들고 역사를 개척하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과거에서 오늘날까지 이 거대한 수만 년의 역사를 관통하여 인간의 진로를 형성한 것으로 세 가지 대혁명을 제시한다. 바로 약 7만 년 전의 인지혁명, 약 12,000년 전의 농업혁명, 약 500년 전의 과학혁명이다.

과학혁명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고, 농업혁명은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지만 인지혁명은 여전히 많은 부분 신비에 싸여 있다. 끝나지 않은 발견과 빈약한 사료들을 근거로 펼쳐내는 상상의 언어들은 놀랍도록 이성적이며 빈틈이 없어 독자들을 몰입하게 한다.


평원에는 호모 사피엔스만 남았다

저자는 이런 장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모순의 순간순간을 통해 역사에 결코 자비가 없음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이 세 혁명을 통해서 인간은 끊임없이 질주해왔지만 과연 “이 세 혁명은 인간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것이 이 책의 주제다”(19쪽)라고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1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뿐만 아니라 네안데르탈 인, 호모 에렉투스 등 최소 여섯 종의 인간 종이 살던 평원이 마치 눈에 보일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이후 호모 사피엔스 종이 어떻게 유일한 승자로 지구상에 살아남게 되었는지 아느냐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사실은 이렇다. 2백 만 년 전부터 약 1만 년 전까지 지구에는 다양한 인간 종이 동시에 살았다. 왜 안 그랬겠는가? 오늘날에도 여우, 곰, 돼지 등 수 많은 종이 동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몇 만 년 전 의 지구에는 적어도 여섯 종의 인간이 살고 있었다. 여기에서 이상한 점은 옛날에 여러 종이 살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딱 한 종만 있다는 사실이다.”(26쪽)


우리는 수렵채집인 선조들보다 더 행복할까

한 권의 책으로 역사의 모든 것을 재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피엔스>는 한눈에 인간의 역사를 보여주며 매 순간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가진 것은 얼마 없었지만 기대는 높았던 옛사람과,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지만 좀처럼 만족 할 수 없는 현대인 중 누가 더 행복한지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는 특히 흥미롭다. 저자는 ‘인간이 지금보다 더 강력했던 적은 없지만, 우리가 선조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메시지 중 하나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진일보한 현대 인류는 왜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이전 시기에는 타인의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다면 이제 사피엔스는 스스로 자신을 죽이고 있다. 권력도 돈도 기술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이것들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