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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에게 권하는 김상범 회장의 ‘좋은 책’
매번 서재의 책장 앞에 서서 고민을 합니다. ‘이번에는 어떤 책을 권해볼까?’ 이 책 저 책을 만지작거리며 고심 끝에 한권을 선택합니다. 그리고는 한참을 쳐다보며 마음을 담죠. 내가 느꼈던 그 이상의 배움과 가치가 우리 이수인들에게도 함께 하기를. 어떤 의식같은 이 시간이 저는 참 소중합니다. 여러분도 이 한 권의 책으로 행복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문명의 발달 과정을 명쾌하게 풀어낸 인류진화보고서

저자소개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1937년 미국에서 출생했으며,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생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UCLA 의과대학 생리학 교수를 거쳐, 조류학, 진화생물학, 생물지리학으로 학구적 영역을 넓혀왔으며, 라틴어, 그리스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여러 외국어를 구사한다. 특히 한글도 해득하여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게 고안된 과학적인 문자 체계’ 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 한글 찬양론자이기도 하다.

 

<네이처 Nature>, <내추럴 히스토리 Natural History>, <디스커버 Discover> 등 세계 최고봉의 과학지誌 빈번하게 기고를 하는 최고의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며, 과학 저술인으로서도 활약 중이다. <제3의 침팬지 The Third Chimpanzee>로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수여되는 영국의 과학출판상과 미국의 L.A 타임스 출판상을 수상한 바 있고, 미국예술과학 아카데미, 미국과학아카데미, 미국철학협회 회원이며 미국지리학회에서 주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1998년 퓰리처상과 영국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를 비롯해 <문명의 붕괴 Collapse>, <어제까지의 세계 The world until yesterday>, <제3의 침팬지 The Third Chimpanzee>, <섹스의 진화 Why Is Sex Fun?> 등이 있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차이는 1.6%

이 책은 1996년 초판을 21세기의 상황에 맞게 개정 출간한 것으로, 2013년 현행 표준국어대사전의 표기법, 띄어쓰기 및 외래어표기법에 맞게 용어를 정리하였고, 표와 그림을 새로 작업하여 한층 세련된 감각으로 디자인되었다.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진화인류학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역저에서 인류의 진화 역사를 냉정하고 날카롭게 통찰한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차이가 단 1.6%라는 생물학적 접근에서 출발하여 인류의 탄생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진화학,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고고학, 역사학을 총망라한 재치 있는 설명과 다양한 예시로 누구나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인류의 문화가 번영해가는 생물학적 기반

인간이 침팬지에서 분리되어 인류라는 독특한 종으로 발전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DNA분석으로 알아본다. 인간의 유전 형질은 보노보나 다른 아프리카 침팬지의 유전형질과 98.4%가 같고 차이는 단지 1.6%에 불과하다. 이 작은 차이로 인류가 어떠한 비약적인 진보를 이루었는지에 대해 고고학적 유적과 생물학적 증거를 들어 집중적으로 분석·해결한다. 이어서 골격상의 변화와 더불어 언어와 예술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 인간의 생활상의 변화를 다룬다. 이 책은 남녀의 공동 육아, 혼인 관습, 성교의 목적, 진화 경쟁에 위배되는 인간만의 윤리 법칙, 노화와 여성의 폐경의 의미 등, 제1, 2 침팬지의 눈으로 봤을 때 기괴한 인간만의 독특한 생활사를 인류의 진보와 관련하여 제시한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문화적 특징

언어, 예술, 농업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특징이다. 그렇다면 다른 동물에게는 언어나 예술적 능력이 없는가? 예술은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인간의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인 농업의 시작은 인간에게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농업이 진보의 기념비적인 사건인 동시에 악의 시초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위에 제시한 자랑스러운 특징 외에 음주·흡연 등 해로운 화학물질에 빠지는 것도 인간의 널리 알려진 특징 중 하나이다. 왜 인간은 해로운 약물에 빠져드는가? 저자는 인간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하는 것도 자신이 강하고 우수하다는 것을 내보이는 과시 행동이라는 자하비의 핸디 캡 이론을 소개한다. 한편으로 화학물질 남용으로 수명을 단축시키고 자기 과시를 넘어 자기 파괴적 행동으로 나아가는 인간만이 갖는 어두운 일면에 우려를 표명한다.

 

인류가 직면해 있는 생존에 대한 위협

저자는 인류 진화와 문명 발달사를 돌아보며 인류에게 다가올 수 있는 암울한 미래를 끊임없이 경고한다. 이에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환경파괴와 대량 학살, 핵 위협 등을 제시한다. 농업의 시작으로 인간이 한곳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본래 생태계가 가지고 있던 다양성은 인간의 구미에 맞게 획일화되고 파괴되었다. 또한 정착하기 위한 보다 나은 환경, 보다 넓은 땅을 위해 민족 이동이 시작되면서, 이제껏 격리 되어 있던 토착종들을 학살하였다. 이러한 행태는 인간만의 특질은 아니나 동물보다 더 체계적이고 잔인하게 이루어진다. 여기에 더해 인류는 동물도 가질 수 있는 잔혹성 외에 오직 인간만의 특 질로서 멸망의 기로에 스스로 서게 된다. 바로 핵이다. 태평양전쟁의 종식을 알린 나가사키 핵 투하로 인해 전 세계가 핵의 위력과 위협을 실감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의 존재에 매달리고 만다. 그렇다면 결국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둡기만 한 것일까?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냉철한 분석을 통해 인간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을 막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