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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이 발간됐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michelin)이 발간하는 여행안내서·레스토랑 평가서로 서울편은 일본, 중국,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4번째, 세계 발간 기준으로는 28번째다. 서울편에서는 총 24곳이 선정됐는데, 이 중 별 세 개를 받은 곳은 한식당 가온과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 에디션 ‘2017 워싱턴 DC’ 편에서 별 세 개 식당이 나오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미쉐린 가이드>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미식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타이어 회사의 마케팅에서 비롯된 다이닝의 최고 권위서 <미쉐린 가이드>.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좀 더 나눠보자.

 


 

“타이어가 닳아야 타이어를 많이 팔지!”

<미쉐린 가이드>는 현대식 프랑스 음식 누벨 퀴진으로 유명한 셰프 폴 보퀴즈(Paul Bocuse)도 “내가 신뢰하는 레스토랑 가이드는 <미쉐린 가이드> 하나뿐이다.”라며 깊은 신뢰를 보였다. 지금은 역사와 권위 면에서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최고의 경지에 올랐지만 그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왠지 요식업계에서 만들어 냈을 것 같은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미쉐린 형제가 설립한 미쉐린 타이어 회사가 만든 책이다. 그들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타이어를 빨리 마모시켜 타이어 판매를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1900년, 여행을 다니는데 필요한 맛집과 숙박시설 정보를 담은 무료 가이드북을 만든다. 형제의 선견지명인지 적절한 마케팅이 빚어낸 효과인지, <미쉐린 가이드>의 발간과 함께 회사는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회사의 발전과 인기에 힘입은 <미쉐린 가이드>는 1904년 벨기에 가이드를 시작으로 유럽 국가에서도 속속 발간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되던 <미쉐린 가이드>는 1920년대 초 유가지로 바뀌는 전환점을 맞는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우연히 정비소에 들른 미쉐린 형제는 그곳에서 자신들이 애지중지하는 <미쉐린 가이드>가 작업대 지지대로 이용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후로 사람들은 돈 주고 사지 않은 물건은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고 판단, <미쉐린 가이드>를 권당 7프랑의 가격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별 3개의 영광’ 미쉐린 스타 시스템 도입

1900년에 최초 발간된 가이드에는 맛집과 숙박 시설을 비롯해 타이어를 교체하는 방법, 주유소의 위치 등 다양한 정보들이 실렸다. 당시만 해 도 꽤 쏠쏠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미쉐린 가이드>는 많은 사람들의 애독서가 된다. 이런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미쉐린 형제는 좀 더 객관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익명의 전문 평가원들을 고용해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평가하는 암행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뒤이어 1926년, 훌륭한 레스토랑에 별점을 부여하는 미쉐린 스타 시스템이 도입되고, 1936년부터는 별점 한 개의 평가 시스템이 별점 세 개로 세분화된다. 1957년에는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좋은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을 알리는 ‘빕 구르망’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해 지금의 모습에 이른다.

시대를 앞섰던 미쉐린 형제의 아이디어는 최고의 레스토랑 평가서로 인정받는 <미쉐린 가이드>를 만들어 냈다. <미쉐린 가이드>는 1900년부 터 지금까지 3천만 부가 넘게 팔렸고, 4대륙 28 개국의 약 4만여 개의 레스토랑 및 호텔을 평가해 왔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미쉐린 가이드>. 아마도 그 힘은 변하지 않는 철칙 바로 ‘맛’이라는 평가 기준을 흔들림 없이 지켜왔기 때문일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 스타 레스토랑 리스트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에 수록된 맛집과 호텔 관련 컨텐츠는 guide.michelin.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영문 예약과 영문 지도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참고로 별 개수에 대한 평가 의미는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