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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자배급사 이수C&E 마케팅팀은 올 8월까지 총 5작품을 선보였다. 한 작품의 마케팅 기간이 3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눈코 뜰 새 없었다’는 표현이 들어맞는다. 밥을 못 먹어도, 잠을 못 자도 ‘천만 관객’과 ‘흥행 성공’의 타이틀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삼총사. 이명진 팀장을 필두로 정경진 대리, 박은진 사원이 빚어내는 마케팅팀의 하모니를 들어보자.




이수C&E소비자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자 2014 9월에 설립된 영화투자배급사이다. 마케팅, 배급, 해외, 관리 총 4개 부서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외팀은 각종 해외 마켓에서의 작품 구매를, 배급팀은 작품의 개봉시기 확정 및 극장 유통 업무를 담당한다. 그리고 마케팅팀은 작품 구매와 극장 유통 사이의 모든 업무를 담당, 진행하고 있다. 각 팀의 성격은 다르지만 구매·투자 작품의 결정부터 개봉까지, ‘작품의 흥행’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유기적인 Work Flow로 운용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은진 사원, 이명진 팀장, 정경진 대리


영화 마케팅은 치열한 영화 시장에서 관객들에게 사전에 작품을 알리고 더 나아가 ‘선택’을 받기 위한 전략 수립 과정부터 시작된다. 배우, 감독, 이슈 등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자산과 작품의 퀄리티, 시장상황과 경쟁작 동향 등을 고려해 손익분기를 추정, P&A(Print and Advertisement, 배급마케팅) 예산을 수립하고, 여러 시장 조사와 각 마케팅 파트너사(영상제작업체, 포스터제작업체, 광고대행사 등)와의 회의를 통해 작품의 컨셉 및 타겟, 효과적인 전략안을 도출하는 일이다. 설계도를 잘 만들어야 튼튼한 집이 나오듯이 ‘컨셉’(제목, 카피라인, 포스터 및 예고편 등)이 대중의 흥미나 관심을 끌지 못하면 결국 흥행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어, 중요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단계이기도 하다.

이렇게 정해진 예산과 컨셉으로 온라인(PC, 모바일 및 SNS), 오프라인(옥외, 극장, TV ) 광고 전략과 집행, 매스미디어 대상의 홍보, 각종 기업 및 매체와의 프로모션, 시사회 전략 수립 등 개봉 전 소비자들의 인지·호감도 제고를 위한 일련의 업무들을 진행한다.


어려운 점은 작품을 한 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는 것이다. 작품에 애정이 크다보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누가 봐도 재미없는 영화, 안 될 영화를 하게 될 때는 이것저것 아무리 노력해도 반응이 올라오지 않아 힘이 빠진다. 특히 요즘에는 일반인들이 모두 ‘영화 전문가’ 수준이어서 열심히 포장해도 해외평, 성적 등을 다 찾아내 온라인에 퍼뜨려 난감한 상황을 맞을 때가 더러 있다.

 


 

보람을 느낄 때도 있다. 예전에는 ‘천만 관객 돌파’ ‘최단 기록 수립’ 등 흥행 성적에서 일의 보람을 느끼곤 했는데, 요즘에는 흥행 성적못지않게 ‘과정’에서도 기쁨을 찾는 것 같다. 한 작품의 성공을 위한 끊임없는 아이데이션, 마케팅 파트너사와의 교류,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함께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고, 여기에 흥행까지 성공한다면 그 보람과 기쁨은 배가된다.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영화에는 안타까움이, 잘 된 영화에는 ‘관객이 조금 더 들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런 감정들을 수시로 느끼다 보니 올해 가장 아쉬운 점도 ‘일부 영화의 부진했던 흥행 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은 2016년에는 마케팅 업무 특성을 고려해 팀원 개개인의 창의성과 기량 발전을 위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자신의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믿고, 2017년을 멋지게 채워가고 싶다.





영화 투자배급사에서 일하려면?

일반적으로 영화 투자배급사라고 하면 영화 혹은 방송 등 콘텐츠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취업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제작사의 경우는 다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리고 두 번째 오해는 ‘영화를 깊이 있게 아는 사람’ 일수록 좋을 거라 생각하는데, 우리는 흔히들 얘기하는 ‘영화 덕후’ 들은 기피한다. 예술성, 작품성 위주로 시각이 고정되어 있다면 대중적인 상업영화 업무를 함에 있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뻔한 소리 같지만 영화와 공연, 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 시각과 트렌드를 읽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영화 홍보부터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화려한 겉보기와 다르게 험한 일들이 많으니 인내심과 원만한 대인관계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