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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에 낚싯줄을 드리우면 대어를 낚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계절입니다. 청명한 가을 어느 날, 낚시라는 이름의 여유와 사색을 만끽하는 도시 어부 네 명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처음 만났지만 마치 십년지기인 듯, 어깨를 맞대고 둘러앉아 낚시 이야기를 펼쳐 놓던 그들에게 낚시의 진정한 매력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취미와 일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도시 어부들만의 노하우, 지금 공개합니다!

 

이수그룹 꽃보다 도시 어부 4인, 왼쪽부터 이수화학 이형남 기정, 이수건설 염문섭 차장, 

이수엑사보드 이호권 조장, 이수시스템 한나라 사원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이형남 기정_ 이수화학 온산공장 생산부 이형남 기정입니다. 이수화학 낚시회 총무를 맡고 있습니다. 호반도시 충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낚시를 배웠습니다.


염문섭 차장_ 이수건설 해외사업팀 염문섭 차장입니다. 15년 전쯤 자동차 동호회에서 만난 친구가 루어 낚싯대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껴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죠.


이호권 조장_ 이수엑사보드 생산 1파트 이호권 조장입니다. 민물 밤낚시를 좋아하셨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어려서부터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한나라 사원_ 안녕하십니까! 이수시스템 정보화사업본부 전략사업팀 한나라 사원입니다. 10여 년 전 여수 사촌 형 집에 놀러 갔다가 우연찮게 바다낚시의 일종인 원투낚시를 접하게 되었어요. 입질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색하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낚시가 취미가 되었네요.


낚시를 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이형남 기정_ 낚시를 떠나기에 앞서 많은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날씨, 물때, 낚시 장소의 정보 등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자연환경 앞에서 제 자신을 낮추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봅니다. 낚시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고수라고 생각합니다.


염문섭 차장_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해 보니 낚시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더군요. 예전에는 서점에도 낚시 관련 서적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리저리 수소문해 겨우 책 두 권을 구입해 열심히 읽었고, 인터넷을 통해 매듭 묶는 법과 낚시 포인트 찾는 법 등 기초 지식을 습득했지만 낚시를 혼자 배우기는 쉽지 않았어요. 결국 인터넷 낚시 동호회에 가입을 했고 동호회 사람들과 활동하면서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호권 조장_ 주로 인터넷 카페 같은 낚시 동호회에 가입하여 조황(낚시질이 잘되고 안 되는 상황)이 좋은 채비와 미끼를 참고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가까운 서해로 낚시를 다니는데 흔히 ‘꽝친다’라고 표현하는 허탕을 칠 때면 가입한 카페에 경험담을 올려 조언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한나라 사원_ 앞서 말씀하신 선배님들도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여러 인터넷 카페를 통해 낚시 포인트나 채비법 등의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사람들마다 각자 어종에 따라 채비법이 다르기에 직접 따라해 보기도 하며 저만의 채비 및 장비 등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이수시스템 한나라 사원, 이수화학 이형남 기정, 이수엑사보드 이호권 조장, 이수건설 염문섭 차장



낚시를 하면서 겪은 재밌는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이형남 기정_ 머피의 법칙을 실천하는 선배님이 계세요. 그분과 함께 바다에 나가면 맑은 하늘에 비가 내리거나 잔잔했던 물결이 갑자기 바람과 함께 출렁이고, 파란 바다가 뻘물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든든한 버팀목처럼 후배들을 사랑하고 이끌어 주십니다. 


염문섭 차장_ 막내를 임신한 아내가 강화도 길정 저수지에서 35cm나 되는 배스를 낚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아내가 꿈속에서 50cm가 넘는 배스를 잡아서 품에 안았다고 하더군요. 배스가 태몽이 된 거죠. 그 때문인지 막내에게 낚시 가자고 하면 엄청 좋아하며 따라 나선답니다. 


이호권 조장_ 작년 10월 방둥어나 잡으라며 아들에게 원투낚시 채비를 해주고 저는 찌낚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커다란 광어를 잡아 올리는 게 아닙니까. 하지만 그날 저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고 그 뒤론 낚시 못 하는 아빠가 되고 말았지요. (웃음) 


한나라 사원_ 1년 전 감성돔 시즌에 지인과 강원도 고성으로 1박 2일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감성 돔은 보통 외줄채비로 낚아야 하는데 그날은 평소와 다르게 가지채비를 던지며 놀았습니다. 그 결과 감성돔 8마리, 삼치 2마리, 황어 5마리 등 역대급 대박을 달성했죠. 지금까지 경험한 최고 의 손맛이었습니다. 



 





낚시가 가져온 내 삶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이형남 기정_ 휴일에 아들과 함께 낚시를 즐기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소소한 대화를 통해 아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겁습니다. 


염문섭 차장_ 혼자 낚시를 다닐 때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아내나 아이들을 꼭 데리고 낚시를 가는데,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 정말 좋답니다. 이제는 혼자 가면 심심할 정도로 좋습니다.


이호권 조장_ 저도 두 분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웃음) 아내가 낚시 가는 걸 싫어합니다. 낚시를 허락받기 위해 빨래, 설거지, 쓰레기 분리수거 등 집안일을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한나라 사원_ 매사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실수를 자주 하고 덤벙대는 편인데 낚시로 인해 기다리는 법을 배웠고, 사색하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거든요. 



 





낚시가 업무에 미치는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형남 기정_ 낚시는 매듭을 묶고 풀기를 반복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잘못된 것을 수정하고 보완하며 물고기를 낚기 위해 지략을 세워 공략하죠. 업무 또한 매듭을 묶고 풀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염문섭 차장_ 낚시를 할 때는 오로지 물고기와의 싸움에 집중하게 됩니다. 잡히지 않을 때는 미끼를 바꾸고, 루어 낚시의 경우 액션을 다르게 하거나 포인트를 이동해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 피로가 사라져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에너지가 충전되는 듯합니다. 


이호권 조장_ 12시간 낚시를 하면 그중 10시간은 기다림입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잘못된 일들을 생각하고 동일한 상황에서의 대처방법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봅니다. 그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라 행동으로 옮겼던 적도 몇 차례 있었죠. 


한나라 사원_ 낚시를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 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서 그런지 업무의 능률도 오르는 것 같고요. 낚싯대를 던져놓고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곤 하는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피드백이 되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거든요.

 






낚시에 입문하려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려요.


이형남 기정_ 낚시 관련 서적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기본적인 도움을 얻을 수는 있겠으나 낚시가 처음이라면 우선 주변에 낚시를 잘하는 지인과 함께하셨으면 합니다. 동호회에 가입해서 기본부터 배우시는 게 즐거운 낚시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염문섭 차장_ 자신이 낚시와 맞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도 중요하겠죠. 우선 낚시를 하는 지인과 함께 낚시를 다녀보아야 합니다. 대략 3번 정도 가보면 판단이 섭니다. 


이호권 조장_ 저는 유료 낚시터에서 입문하는 걸 추천합니다. 대부분의 유료 낚시터는 장비 대여가 가능하며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취사까지 할 수 있어 캠핑을 겸한 낚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한나라 사원_ 일단 손맛을 봐야 낚시에 푹 빠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재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낚싯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손맛이 필수거든요. 낚시 경험이 풍부한 지인을 따라가거나 반드시 고기를 잡게 되는 낚싯배를 타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형남 기정_ 멋진 캠핑카를 제작해서 아내와 함께 전국 일주를 하며 낚시를 즐기고 싶네요. 


염문섭 차장_ 보트를 구입해서 가족과 함께 낚시를 즐기고 싶습니다. 현재 동력수상레저면허와 소형선박면허 그리고 6급 기관사면허까지 취득해 놓았습니다. 


이호권 조장_ 시간이 흘러 퇴직을 한 뒤에는 섬으로 들어가 집 앞에서 낚시를 즐기며 노후생활을 하는 게 바람입니다. 아마도 아내가 반대할 것 같지만 말예요. (웃음) 


한나라 사원_ 조금 거창하지만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제주도 바닷가에 카페를 차려 놓고, 낚시를 즐기며 살고 싶습니다. 금전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낚시하는 삶이 목표입니다. 물론 50대 이후가 되겠지요. 지금은 열심히 일하며 낚시를 만끽하고 싶습니다.